2025. 5. 15. 15:38ㆍ해외이슈
차세대 원자력 기술, 탄소중립의 열쇠가 되다
기후 변화에 따른 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이러한 전환 흐름 속에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것이 ‘원자력 기술’이며, 그 중심에 소형모듈원자로(SMR)가 있다. SMR은 기존의 대형 원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기술 기반으로, 안전성과 유연성, 경제성을 갖춘 차세대 에너지 솔루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글에서는 SMR이 무엇이며, 왜 세계 각국이 이 기술에 주목하고 있는지, 그리고 한국의 현재 위치와 향후 과제에 대해 종합적으로 다뤄본다.
SMR이란 무엇인가? 새로운 원자력의 정의
SMR(Small Modular Reactor)은 말 그대로 소형 모듈형 원자로를 뜻한다. 일반적으로 출력이 300MW 이하인 원자로를 SMR로 분류하며, 기존 원자력 발전소에 비해 크기가 작고 설계가 단순하며 안전 설비가 자동화된 형태다. 무엇보다도 SMR은 공장에서 사전 제작된 모듈 형태로 현장에 조립만 하면 되기 때문에, 대형 원전과 달리 설치 기간이 대폭 줄어들고 초기 자본 비용도 낮다. 이로 인해 SMR은 산업 단지나 도시 인근 등 다양한 입지에 설치될 수 있는 분산형 전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또한, SMR은 ‘자연 순환 냉각’, ‘수동안전시스템(Passive Safety System)’ 등 고도화된 안전 기술을 적용해 사고 발생 시에도 외부 전력 없이 스스로 냉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기존 원전과는 차별화된 높은 안정성을 보장한다.
전 세계가 SMR에 주목하는 이유
1. 탄소중립 달성 수단으로서의 역할
전 세계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화석연료 기반의 발전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이 높아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 반면 SMR은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24시간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저전력원’으로서 최적의 대안이 되고 있다.
2. 에너지 안보의 새로운 해법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으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SMR은 다양한 지역에 분산 설치할 수 있어, 국가 차원의 에너지 자립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냉난방, 수소 생산, 해수 담수화 등 다목적 활용이 가능해 전략 자원으로서 가치가 높다.
3. 경제성과 확장성 확보
기존 대형 원전은 건설비가 수조 원대에 달하고, 공정 지연 리스크가 매우 크다. 반면 SMR은 모듈화된 형태로 공장에서 제작하고 운반해 조립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공기 단축, 예산 절감, 품질 안정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민간 투자 유치와 기술 수출에도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각국의 SMR 개발 현황과 전략
미국: 기술 상용화의 최전선
미국은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가 개발한 SMR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 인증을 획득하며 세계 최초로 상업화 진입에 성공했다. 오리건주에 첫 번째 SMR 발전소 건설이 계획되고 있으며, 이를 시작으로 북미 내 10기 이상을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다.
프랑스: 에너지 믹스의 중심으로
프랑스는 자국 내 노후 원전 교체와 EU 탄소중립 달성 전략의 일환으로 SMR 개발을 국가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EDF(프랑스전력공사)는 NUWARD라는 독자 SMR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첫 상용 발전 목표를 세웠다.
중국: 속도전과 수출 전략 병행
중국은 세계 최초로 상업용 SMR인 ‘링롱원’을 건설 완료했다. 이미 가동 준비에 들어간 상태이며, 해외 수출을 위한 판로 개척에도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 중이다. 자국 내 전력 부족 지역과 산업지대에 SMR을 대거 설치할 예정이다.
한국: 민관 협력 기반의 전략적 접근
한국은 원자력연구원과 두산에너빌리티를 중심으로 ‘SMART’라는 독자형 SMR을 개발해왔다. 최근 SK와 협력해 미국 뉴스케일과 공동 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으며, 중동·동남아시아·동유럽 등을 타깃으로 수출형 SMR 모델 상용화에 주력하고 있다.
SMR 기술의 한계와 극복 과제
1. 사회적 수용성
아무리 안전하다고 해도 원자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히 강하다. 특히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시민들의 원전에 대한 불신은 극심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정보 공개, 철저한 안전관리, 국민 참여형 정책 수립이 병행되어야 한다.
2.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
SMR은 소형이지만 방사성 폐기물은 피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사용후핵연료 저장 및 처리 방식이 확립되어야 한다. 현재는 고준위 폐기물의 장기 저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정부 차원의 로드맵 수립이 필요하다.
3. 법·제도 정비
한국은 원자력 관련 인허가 제도가 기존 대형 원전 기준으로 맞춰져 있어 SMR에 맞는 신속하고 유연한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 최근 원자력진흥위원회는 관련 법령 개선 및 세제 지원을 포함한 SMR 전용 인프라 정비에 나서고 있다.
한국 SMR 산업의 미래와 기회
전문가들은 SMR이 2030년 이후 글로벌 원전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탈탄소 기조와 재생에너지 보완 수요가 겹치면서, 한국형 SMR이 경쟁력을 갖출 경우 수출 산업으로서의 잠재력도 매우 크다.
한국은 고급 원자력 인력과 풍부한 원전 운영 경험, 안정적인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정책적 뒷받침과 사회적 합의만 이뤄진다면 한국형 SMR은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
결론: 차세대 에너지의 중심은 SMR
소형모듈원자로는 기존 원자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극복하고,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차세대 기술이다. 탄소중립, 에너지 안보, 산업 다양성까지 SMR은 향후 수십 년간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략의 핵심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미 기술력과 인프라를 갖춘 만큼, 제도 정비와 사회적 수용성 확보를 통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SMR은 단순한 기술의 진보가 아닌, 인류의 생존 전략에 가까운 해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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